
Ⅲ 아카펠라 찬송곡 분류에 따른 음악적 분석과 특징
본 장에서는 찬송 형식을 보편적 찬송, 돌림노래, 화답식 찬송 3가지로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류는 아카펠라 찬송만의 고유의 분류법은 아니지만,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4부 찬송 곡들을 포괄적으로 구분할 수 있기에 사용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찬송들은 한국 그리스도의교회에서 창작된 4부 아카펠라 찬송 3곡과 대중적인 찬송 3곡을 합해 총 6곡을 분석하였다. 본 장은 음악적 분석을 중심으로 서술하려는 목적에 맞게 음악용어는 간단히 다루고 4장과 5장에서 더 살펴보도록 한다. 또 모양음표 활성화를 위해 분석에 필요한 악보들은 모양음표 악보를 사용한다. 나아가 기악 찬송에서는 음악적 분석이 상당히 활발하게 연구되는 반면, 아카펠라 찬송에서는 아직 음악적 분석을 다룬 바 없으므로 이와 같은 음악적 분석은 아카펠라 찬송 창작과 4성부 편곡기법 연구에 선행 연구 자료가 되고 창작자들에 유익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1. 보편적 찬송
주 앞에 나아와
‘주 앞에 나아와’의 개요 및 구조와 형식
① 개요
‘주 앞에 나아와’는 한국 그리스도의교회 찬송가 위원회에서 발행한 찬송집 ‘아카펠라 100곡’에 수록된 곡으로 고은주가 작사, 작곡 및 편곡한 4성부 회중 찬송곡이다. 전상길이 기획한 ‘아카펠라 2집’에 수록된 음원이다.
② 구조
Eb Major 조성이며 총 16마디로 이루어져 있다. M.M. ♩=72 에 의 전형적인 한국 감성의 발라드 찬송이다. 'M.M.'은 Mälzelsmetronom의 약자로♩=뒤에 숫자를 표기하여 1분 동안 연주되는♩음표의 수를 나타낸다. 이후론 줄여 ♩= 로 표기하기로 한다. 보컬 파트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로 구성된 4 성부 찬송 곡이다.
③ 형식 [‘주 앞에 나아와’ 곡의 형식]

[그림 03]에서 볼 수 있는 곡의 형식은 처음 8마디 Verse(A)와 다음 8마디의 Chorus(B) 두 파트를 순차적으로 반복하여 부르는 단순하고 일반적인 형식이다. 아카펠라 2집에 수록된 음원에서는 A-B가 두 번 반복된 이후 다시 A-B를 ‘우’란 음절로 한 번 더 부르고 마지막으로 A-B를 한 번 더 부른 후 B의 마지막 네 마디인 B′를 반복하며 끝난다. 중간 A-B에 ‘우’란 음절로 부른 부분은 Interlude로 본다. 마지막으로 B파트로 마무리하지 않고 B′파트로 후렴의 후반부를 반복하는 것은 outro 효과를 주어 ending의 느낌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기 위함이다.
(2) ‘주 앞에 나아와’의 편곡적 특징
① ‘패싱 노트(Passing Note)’
[‘주 앞에 나아와’ 제1마디]

[악보 01]
[악보 01]을 보면 Eb Major로 시작되는 1마디에서 같은 음이 지속되는 베이스파트 음을 페달로 보고 제외하면, 나머지 파트의 화음이 2,4박과는 달리 3번째 박자의 화음이 Eb의 구성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Ddim나 Bb7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 번째 박을 다른 코드로 표기하지 않고 Eb 코드로 유지한다. 이는 코드의 전환이 아닌 2,4박의 선율이 진행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거쳐 갈 수밖에 없는 패싱 노트(Passing Note) 즉, 경과음이기 때문이다. 먼저 테너 파트 2, 4번째 박자의 Note를 보면 Bb에서 G로 이동하게 된다. Eb Major Scale을 보면 Bb과 G의 진행 사이 중간에 끼어있는 음이 바로 Ab이다. 같은 맥락에서 소프라노 2, 4번째 박의 G에서 Eb으로 진행하고 있는 음은 F이다. 이렇게 선율(하행, 또는 상행)이 진행되는 과정 중 다리 역할을 하여 순차적인 진행을 만들어 주는 음을 경과음(Passing Note)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1마디에선 코드의 변화 없이 Eb 코드로 표기된다. 이렇게 패싱 노트로 진행되는 곳은 1마디, 3마디, 5마디, 7마디, 9마디, 11마디, 13마디, 15마디 등 총 8마디로 전체 진행의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② Pad 계열의 코러스 편곡

위의 [악보 02]에서 마디 첫 박에 베이스가 먼저 근음(Root)을 내고 3박 전까지 총 2박 동안 길게 끌어주면, 베이스를 제외한 나머지 파트는 다음 2박에 동시에 다 같이 소리를 내어 화음을 이룬다. 이것은 베이스 파트가 근음과 가사를 강조하는 역할도 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페달 포인트 역할이다. 이후에도 베이스 파트는 같은 음이 이어져 총 3박 반 동안, 거의 한마디 전체를 길게 끌어주는 것을 보면 충분히 페달 포인트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다른 파트의 화음들을 베이스 파트가 감싸는 듯 부드러운 느낌을 주게 되었는데, 이런 형태의 편곡을 ‘Pad 계열의 코러스 편곡’이라 한다. Pad 계열의 코러스 편곡이 사용된 곳은 1마디, 3마디, 5마디, 9마디, 11마디, 13마디이다.
③ 아르페지오(Arpeggio) 편곡
[‘주 앞에 나아와’ 제6마디]

위의 [악보 03]에서 남성부 3박을 보면, 베이스 성부가 먼저 정박(강박)에서 소릴 내주며, 테너 성부는 ‘3&박’에 뒤따르듯 소리를 내는 형태이다. 3박 정박으로 시작되는 베이스 성부와는 8분 쉼표만큼의 시간적 간격이 생기는 것이다. 그 뒤 4박째의 화음까지 모두 8분음표 간격으로 일정하고도 순차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테너 한 성부의 약간의 리듬의 변화만으로 아르페지오(Arpeggio) 효과를 낸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 음절에서 4성부가 합창을 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획일적인 합창이 아닌 리듬에 약간의 변화로 조금 더 다양하고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런 아르페지오 편곡이 사용된 곳은 6마디, 14마디의 남성파트 이다.
(3) ‘주 앞에 나아와’ 종합적 평가
전체 16마디로, Verse(A) 8마디와 다음 Chorus(B) 8마디의 형식의 아주 단순한 회중 찬송 곡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카펠라 2집’에 수록된 음원과 같이 A, B의 반복과 Interlude의 활용, B′(마지막 네 마디)의 outro 등의 배치로 단순한 형식에서의 탈피도 가능하다. 또한 획일적인 편곡의 단조로움을 피해 Passing Note, Pad 계열의 코러스 편곡, 아르페지오 편곡 등을 사용하였다. 이로 인해 트라이어드(Triad)에 동일한 리듬이 대부분인 기존 찬송가와는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이와같은 형식의 변화와 편곡기법들을 통해 옛 찬송가들과 음악적 차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이 곡은 현대 음악에 알맞은 편곡기법을 사용한 세련된 찬송 스타일의 곡이라 할 수 있다.